2022년 7월, 저는 5년을 지낸 러시아에서 베트남으로 돌아왔어요. 그 5년 동안 쓴 말은 영어가 아니라 러시아어였어요. 한 달 뒤 해외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영어로 할 수 있는 건 자기소개랑 “주말 잘 보냈어요?” 정도가 전부였어요. 해외 동료들과 회의를 하면 한 문장에서 알아듣는 단어가 두세 개였고요. 처음 몇 달은 베트남 동료가 저 대신 말해 줘야 했을 정도예요.
저는 영어 학원에 다녀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지금까지 영어 자격증도 하나 없어요. 그래도 지금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인도, 대만 동료들과 매일 영어로 일하고, 영어를 쓰고 있다는 걸 따로 의식하지도 않아요. 대부분 독학이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아는 영어’에서 ‘입 밖으로 나오는 영어’로 넘어가는 구간은, 매일 대화할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넘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상대를 AI가 해 줄 수 있어요.
이 가이드에는 AI로 영어회화를 연습하면서 알게 된 걸 전부 담았어요. AI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도구 고르는 법, 연습 순서, 그리고 앱을 내려놓고 사람과 대화하러 가야 할 때까지요. 저는 Chamate 창업자라서 군데군데 Chamate를 예로 들게요. 하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은 소리 내어 대화할 수 있는 AI 도구라면 어디에나 쓸 수 있어요.

AI 영어회화란?
AI 영어회화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연습 상대로 삼아 영어로 말하며 대화하는 거예요. 내가 말하면 AI가 알아듣고 영어로 대답하고, 틀린 부분을 짚어 주면서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제안해요. 단어나 문법 공부와 달리 목표는 ‘반사 신경’이에요. 찾아볼 시간 없이, 생각하면서 동시에 말하는 힘을 기르는 거죠.
도구를 잘못 고르지 않으려면 두 가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해요.
첫째, 말하기 연습은 목소리를 쓰는 거예요. 챗GPT를 열고 20분쯤 영어로 채팅하고 나서 말하기 연습을 했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글로 치는 건 문법과 어휘에는 도움이 되지만, 입은 전혀 훈련되지 않아요. 글을 쓸 때는 고칠 시간이 있지만, 말할 때는 그런 시간이 없으니까요.
둘째, 발음 채점 앱은 회화 연습 앱이 아니에요. 예문을 보여 주고 소리마다 점수를 매기는 앱은 발음을 또렷하게 다듬는 데 좋아요. 하지만 결국 남이 써 둔 문장을 읽는 거예요. 회화 연습은 내가 직접 문장을 떠올려서 말하고, 상대가 거기에 대답해 주는 거예요.
영어를 몇 년이나 공부했는데 왜 말이 안 나올까
학교에서 10년 가까이 영어를 배웠는데, 막상 말하려고 하면 한마디도 안 나온다. 한국에서 정말 자주 듣는 고민이에요. 독해는 잘하고 문법 문제도 풀어요.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영어로 말을 걸면 얼어붙어요. 저도 그랬어요. 거기까지 온 길은 달랐지만요.
독학을 시작한 처음 몇 달 동안 저는 책에 나온 건 다 해 봤어요. 단어장, 문법, 영화, 유튜브, 영상 따라 말하기. 어휘는 늘고 발음도 또렷해졌어요. 그런데 동료가 대본에 없는 걸 물어보면 아무 말도 안 나왔어요. 그때 깨달은 게, 지금은 진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단어랑 문법을 아무리 공부해도, 알아보게 될 뿐이었어요. 실제 대화에서 쓰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죠.”
단어와 문법을 공부하면 들었을 때 영어를 알아볼 수 있게 돼요. 하지만 쓸 수 있게 되지는 않아요. 쓰는 건 별개의 기술이고, 그걸 기르는 방법은 말하고, 틀리고, 고침을 받고, 다시 말하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독학하는 분들 대부분이 여기서 막혀요. 말하려면 말할 곳이 필요해요. 그런데 그런 환경은 저절로 생기지 않아요. 영어 학원은 비싸고, 실제로 말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몇십 분 정도예요. 1:1 과외는 더 비싸고요. 온라인에서 대화 상대를 찾으려면 시간을 맞추는 수고와 인내심, 그리고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각오가 필요해요. 그래서 학습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리는 질문에 이르게 돼요.
“영어를 못 하는데, 영어로 말할 환경은 어떻게 찾죠?”
제 전환점은 회사에서 영어로 대화하던 동료 몇 명과 친해지고, 회사 밖에서 영어 선생님인 친구를 사귀게 된 거였어요. 계속 이야기하고, 같이 놀러 다니고, 영어 클럽에도 나갔어요. 두 달쯤 지나니 반응 속도가 달라졌어요. 새로운 걸 배워서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걸 매일 진짜 사람들과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운 좋게 그런 사람들을 만났어요.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죠. 그 빈자리를 채워 주는 게 AI예요.
AI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분명히 말하면, AI는 사람을 대신하지 못해요. 제 느낌으로는 AI와의 대화는 사람과의 대화에 비해 90% 정도 자연스러워요. 측정한 숫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느낌이에요. 그래도 그 90%면 초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은 충분히 해내요. 매일 대화할 상대가 있다는 것. 언제든 시간이 되고, 짜증 내지 않고, 나를 평가하지 않는 상대요.
| 말문이 트이려면 필요한 것 | AI가 잘하는 것 | AI가 부족한 것 |
|---|---|---|
| 매일 대화할 상대 | 24시간 언제든, 예약도 시간당 비용도 없어요 | 진짜 관계가 아니라서 ‘친구가 기다린다’ 같은 동기는 생기지 않아요 |
|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기 | 웃는 사람도, 한숨 쉬는 사람도 없어요 | 부담이 없는 만큼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않고 넘어가기 쉬워요 |
| 바로 고쳐 주기 | 말하는 동안 문법을 고치고 표현을 제안하고, 나중에 복습하도록 저장해요 | 문법은 맞지만 문화적으로 어색한 표현은 잘 못 잡아내요 |
| 정말 필요한 주제로 연습하기 | 면접, 거래처 통화, 병원, 집 구하기 등 어떤 상황이든 설정할 수 있어요 | AI는 지나치게 예의 바를 때가 있어요. 실제 사람은 말을 끊고, 딴 길로 새고, 슬랭도 써요 |
| 속도와 다양한 말투에 익숙해지기 | AI 말하기 속도와 어휘 수준을 조절할 수 있어요 | AI 목소리는 아직 길에서 듣는 영어보다 또렷하고 표준적이에요 |
| 발음 | 예문도, 내 목소리도 다시 들을 수 있어요 | 원어민이 못 알아듣고 고개를 갸웃하는 경험은 대신할 수 없어요 |
제가 보기에 말하기 연습에서 AI는 디딤돌이에요. ‘아무 말도 안 나오는’ 상태에서 ‘서툴러도 말은 하는’ 상태까지 데려다주는 거죠. 그다음으로 가려면 사람과 대화해야 해요. 사람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는 이 가이드 마지막에 정리해 뒀어요.
도구 고르기: 챗GPT 음성 대화일까, 영어회화 전용 앱일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챗GPT가 있는데 앱이 또 필요해요?”예요. 저는 Chamate를 만들기 전에 챗GPT 음성 대화와 제미나이로 오래 연습했기 때문에, 직접 써 본 경험으로 답할게요.
챗GPT 음성 대화와 제미나이는 이미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상대예요. 하지만 학습자에게는 세 가지 문제가 있어요.
- 말이 너무 빨라요. 천천히 말해 달라고 하면 잠깐은 느려지지만 금방 다시 빨라져요. 일반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졌으니까요.
- 말을 끊어요. 학습자는 말이 막히고, 생각하느라 멈춰요. 멈추는 순간 AI는 말이 끝났다고 판단하고 대답을 시작해요. 아직 문장을 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상대 말을 듣고 있는 거죠.
- 공부 도구가 없어요. 부탁하지 않으면 문법을 고쳐 주지 않고, 대화 중에 단어를 찾을 방법도 없고, 실수를 저장해서 복습하는 기능도 없어요.
그렇다고 챗GPT가 나쁜 건 아니에요. 영어 학습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에요. 일반 사용자에게 맞는 방식이 학습자에게는 맞지 않는 거죠. 챗GPT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과 그 한계는 챗GPT로 영어회화 연습하는 법에 자세히 정리해 뒀어요.
영어회화 전용 앱을 고를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중요한 순서대로 정리했어요.
| 확인할 점 | 이유 |
|---|---|
| 말하기 중심, 눌러서 말하고 한 번 더 눌러 보내기 | 생각하는 동안 AI가 말을 끊지 않아요. 원하는 만큼 시간을 쓸 수 있어요 |
| 말하기 속도와 레벨 조절 | 초보에게는 천천히, 쉬운 말로, 끝까지 그대로 말해 주는 상대가 필요해요 |
| 대화 중 문법 교정 |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 그 자리에서 실수를 알 수 있어요 |
| 막히면 한국어로 말할 수 있는지 | 초보에게는 결정적인 기능이에요. 문장 중간에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한국어로 말하면 AI가 알아듣고 전체 영어 문장을 보여 줘요. 사전을 찾느라 멈출 필요가 없어요 |
| 대화 중 단어 찾기 | AI 대답에 나온 모르는 단어를 누르면 앱을 나가지 않고 뜻을 알 수 있어요 |
| 상황 직접 만들기 | 다음 주 면접, 거래처 미팅, 해외 병원 방문처럼 필요한 상황을 그대로 연습할 수 있어요 |
| 주제별 학습 경로 | 매일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
| 생각보다 덜 중요한 것: 소리별 발음 점수 | 도움은 되지만, 얼어붙는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 주지는 않아요 |
Chamate는 바로 이 목록을 바탕으로 만들었어요. 제가 독학할 때 부족했던 것들의 목록이니까요. 하지만 이 표는 어떤 앱을 고를 때든 쓸 수 있어요.
AI로 영어회화 연습하는 7단계
초보에게 추천하는 순서예요. 단계마다 이유가 있고, 많은 분들이 앱을 열자마자 말부터 시작하는 방식과는 꽤 다를 거예요.
1단계: 레벨은 생각보다 한 단계 낮게 고르세요
대부분의 앱은 A1부터 C2까지 단계로 레벨을 고를 수 있어요. 독해를 잘하는 분일수록 높은 레벨을 고르기 쉬워요. 하지만 읽는 힘과 말하는 힘은 달라요. 읽기는 B2인데 말할 때 얼어붙는다면 A2나 B1부터 시작하세요. 첫 주의 목표는 문장을 끝까지 말하는 거예요. 멋있게 말하는 게 아니라요.
Chamate에서는 고른 레벨에 따라 AI가 쓰는 단어, 시제, 문장 길이가 정해지고, 대화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유지돼요. 레벨을 올릴 때는 AI 문장이 너무 쉽다고 느껴질 때예요. ‘나는 이 정도는 돼야지’ 싶을 때가 아니라요.
2단계: 한국어로는 할 수 있는 주제부터 시작하세요
첫 주에는 면접이나 발표 연습은 하지 마세요. 회사 일, 아침 메뉴, 지난 주말, 키우는 고양이 이야기를 하세요. 지금 훈련하는 건 생각을 말로 바꾸는 과정 그 자체예요. 할 말을 지어내면서 동시에 영어까지 찾으려면 과부하가 걸려서 다시 얼어붙어요.
앱에 주제별 경로가 있으면 무슨 얘기를 할지 정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요. Chamate의 ‘여정’은 주제마다 짧은 시나리오와 작은 미션 몇 개가 있고, 말하면서 하나를 끝내면 다음이 열려요. Starter부터 Master까지 가면 A1부터 C2까지의 주제를 차례로 거치게 돼요.

3단계: 단어가 안 떠오르면 한국어로 말하고 계속 가세요
가장 중요한 단계이자, 초보가 가장 많이 틀리는 단계예요. 단어가 안 떠오르면 멈추고 찾아본 다음 이어 가고 싶어져요. 하지만 멈출 때마다 흐름이 끊기고, 뇌는 ‘영어로 말하기 = 자꾸 멈추기’라고 배워 버려요.
대신 한국어를 섞어서 그냥 이어 가세요. “I need to… 예약… with the doctor.” Chamate는 한국어가 섞인 문장을 알아듣고 대답하면서 전체 영어 문장도 보여 주기 때문에, 빠졌던 표현이 ‘make an appointment’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흐름을 끊지 않고, 그 말이 필요했던 바로 그 상황에서 익히니까 단어장으로 외운 단어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아요. Chamate는 이렇게 모국어를 섞어 말하는 기능을 20개 언어로 지원해요.

4단계: 교정은 말하는 중이 아니라 끝난 뒤에 보세요
문법 교정은 켜 두되, 말하면서 한 문장씩 고치려고 하지는 마세요. 10~15분 연습이 끝나면 ‘고쳐야 할 문장’ 목록을 여세요. 보통 같은 실수가 두세 개 반복돼요. 3인칭 단수 s, 과거형, 관사 빠뜨리기 같은 것들이요. 집중해서 고쳐야 하는 건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반복되는 실수예요.
대화 중에 찾아본 단어는 자동으로 단어장에 들어가요. Chamate에는 단어장을 복습하는 게임이 세 가지 있고, 위젯을 쓰면 앱을 열지 않아도 하루에도 여러 번 단어가 눈에 들어와요.

5단계: 예문을 듣고 따라 말하세요
AI가 “이렇게 말해 보세요” 하고 표현을 제안하면 읽고 끝내지 마세요. 재생해서 리듬과 억양을 따라 하며 말해 보세요. 간단한 쉐도잉인데, 자유 대화만으로는 부족한 부분, 그러니까 단어가 아니라 문장 전체를 발음하는 연습을 채워 줘요. 2022년의 저는 업무 보고 영상을 찍고, 돌려 보고, 다시 찍으면서 몇 분짜리 영상 하나에 한 시간 넘게 썼어요. 지금은 그걸 대화 안에서 한 문장씩 할 수 있어요.
연습할 때 내 목소리를 다시 들어 볼 수도 있어요. 처음에는 대부분 충격을 받아요. 생각하던 내 목소리와 완전히 다르거든요. 하지만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던 발음 습관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에요.
6단계: 2주가 지나면 나만의 상황을 만드세요
익숙한 주제로 문장을 끝까지 말할 수 있게 되면, 진짜 필요한 상황으로 넘어가세요. 이때 상황을 직접 만드는 기능이 빛을 발해요. Chamate의 ‘나만의 상황 만들기’에서는 내 역할, AI 역할, 상황 세 가지를 입력해요. 예를 들어 나는 지원자, AI는 면접관, 상황에는 채용 사이트에서 복사한 채용 공고를 붙여 넣는 거예요. 그러면 AI가 그 포지션의 채용 담당자가 물어볼 법한 질문을 해요.
처음 만들어 보기 좋은 상황은 외국계 기업 영어 면접, 해외 팀과의 데일리 스탠드업, 거래처 진행 상황 보고, 여행지 호텔 체크인, 고객센터 전화예요.
7단계: 하루 15분, 쉬는 건 이틀까지만
솔직히 제가 언제부터 영어를 잘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못 한다, 한다, 원어민급’ 하고 계단을 오른 느낌이 아니라, 그래프 선이 조금씩 계속 올라간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 선은 매일 말할 때만 올라가요. 일요일에 두 시간보다 매일 15분이 나은 건, 반사 신경이 짧고 잦은 반복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앱의 연속 학습 기록은 자랑하려고 있는 게 아니에요. 사흘 빼먹고 그대로 조용히 포기해 버리는 걸 막아 주는 간단한 장치예요.
처음 4주 계획
‘아는 건 많은데 아무 말도 안 나오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이 계획을 추천해요. 한 번에 15~20분이에요.
| 주차 | 목표 | 매번 할 일 | 이렇게 되면 성공 |
|---|---|---|---|
| 1 | 문장 끝까지 말하기 | 레벨은 낮게, ‘여정’의 일상 주제로 대화하기. 막히면 한국어 섞기. 말하는 동안에는 교정을 보지 않기 | 10분 동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
| 2 | 반복되는 실수 찾기 | 같은 익숙한 주제로 대화하기. 끝날 때마다 교정을 보고 자주 하는 실수 3개를 적어 두기. 예문 따라 말하기 시작 | 말하고 나서 바로 스스로 실수를 알아챈다 |
| 3 | 새로운 주제로 | 일이나 공부에 필요한 주제로 바꾸기. AI 문장이 쉽게 느껴지면 레벨을 한 단계 올리기 |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도 천천히라도 대답할 수 있다 |
| 4 | 실전에 가까운 상황 | 면접, 회의, 짧은 발표 상황 만들기. 최소 두 번은 내 목소리 다시 듣기 | 부담이 있어도 얼어붙지 않고 말할 수 있다 |
4주 차가 끝나면 매일 15분은 유지하면서, 이 가이드 마지막에 소개하는 것처럼 실제로 대화할 사람을 찾기 시작하세요.
AI 영어회화에서 흔한 실수 6가지
제가 직접 해 봤거나, 이야기를 나눈 학습자들에게서 자주 보는 실수예요.
- 말하지 않고 글로 치기. 치는 게 마음은 편해요. AI가 잘못 알아들을 일도 없고요. 하지만 여기서 연습하려는 건 말하기예요. AI가 못 알아들을까 봐 걱정된다면, 그게 바로 더 많이 말해야 한다는 신호예요.
- 독해 실력을 기준으로 레벨 고르기. 1단계에서 말한 그대로예요. AI가 빠르고 어려운 말로 대답하면 따라가지 못하고 사흘 만에 그만두게 돼요.
- 언제까지나 익숙한 주제에만 머물기. 첫 주라면 맞는 방법이지만, 한 달 뒤에는 아니에요. 아직도 주말 이야기만 하고 있다면, 그건 실력이 느는 게 아니라 반복하는 거예요. 반사 신경은 준비하지 않은 질문을 마주할 때만 자라요.
- 문장 중간에 멈춰서 단어 찾기. 멈출 때마다 멈추는 습관이 강해져요. 한국어를 섞고 계속 이어 가세요.
- 교과서 영어로 말하기. “I'm fine, thank you. And you?”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잘 안 써요. AI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제안하면 읽고 넘기지 말고, 같은 연습 안에서 한 번 더 써 보세요.
- 내 목소리를 듣지 않기. 내 목소리를 듣는 건 누구에게나 쑥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왜 상대가 내 말을 못 알아듣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에요. 한국인 학습자는 단어 끝 자음 뒤에 ‘으’ 소리를 붙이는 습관이 흔해요. desk를 ‘데스크’처럼 말하는 식이죠. 말하는 동안에는 스스로 거의 알아채지 못해요.
오픽·토익스피킹이나 영어 면접에 AI 활용하기
자주 보는 목표가 두 가지 있어요. 오픽(OPIc)이나 토익스피킹 같은 말하기 시험, 그리고 영어 면접이에요. 둘 다 AI와 잘 맞지만 쓰는 방법이 달라요.
오픽이나 토익스피킹을 준비할 때는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서 AI가 특히 도움이 돼요.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그 자리에서 내 경험이나 의견을 말하는 부분이요. AI를 시험관으로 설정한 상황을 만들고, 질문이 충분히 어렵도록 목표 등급에 맞는 레벨을 고른 다음, 30~45초 안에 답하는 연습을 하세요. 다만 한 가지는 기억해 두세요. AI는 등급이나 점수를 매기지 않아요. 유창하게 말하는 연습과 문법 교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험 전략과 채점은 선생님이나 기출 문제가 필요해요.
저는 자격증이 하나도 없지만 일하는 데 문제는 없었어요. 그렇다고 시험을 가볍게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취업이나 유학, 비자 때문에 점수가 필요하다면 꼭 따세요. 다만 시험 점수와 대화하는 능력은 관련은 있어도 같은 건 아니라는 걸 기억해 두세요.
면접은 AI가 실전에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상황이에요. 상황 설정에 채용 공고를 붙여 넣고 AI에게 채용 담당자 역할을 맡긴 다음, “Tell me about yourself.”가 생각하지 않아도 나올 때까지 연습하세요. 면접관에게 할 역질문도 연습해 두는 걸 추천해요. 학습자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인데, 인상을 크게 좌우해요.
AI에서 사람과의 대화로 넘어갈 때
AI는 디딤돌이에요. 목표는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이런 상태가 되면 그 한 걸음을 내디딜 준비가 된 거예요.
- 준비하지 않은 주제로도 AI와 15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다.
- 한 번 연습할 때 받는 교정 개수가 확실히 줄었고, 남은 건 뜻이 바뀌는 실수가 아니라 사소한 실수다.
- AI 대답이 예상되기 시작했다. 좋은 신호예요. 이제는 사람과의 예측할 수 없는 대화가 필요한 단계예요.
그렇게 되면 시작하기 쉬운 순서대로 이 중 하나를 찾아보세요. 전화영어나 화상영어(집에서 짧게 사람과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요), 영어회화 스터디나 동호회, 같이 연습하고 싶어 하는 동료나 친구, 앱을 이용한 언어 교환. 그리고 시험이나 면접처럼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1:1 수업이에요.
사람과 대화하게 되더라도 AI는 그만두지 마세요. 제 경험상 가장 잘 맞는 조합은, 매일 AI로 리듬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고, 일주일에 한 번 사람과 대화하며 그 표현이 제대로 통하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마치며
이 가이드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래요. 영어로 말을 못 하는 건 공부를 덜 해서가 아니라 말을 덜 해서예요. 대부분의 학습자는 이미 충분히 공부했어요. 부족한 건 그걸 써먹을 곳이에요. 매일, 아무에게도 평가받지 않고 쓸 수 있는 곳이요.
2022년의 저에게는 그런 곳이 없었고, 찾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지금은 그걸 휴대폰 안에 둘 수 있어요. 오늘 밤 15분만 시작해 보세요. 레벨은 생각보다 낮게 고르고, 저녁 메뉴 이야기를 하고, 단어가 안 떠오르면 한국어로 말하면 돼요. Chamate를 써 봐도 좋고, 위 조건을 갖춘 다른 도구여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오늘, 소리 내어 말하는 거예요.

